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스팀이 충분히 가치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스팀에 투자할 것입니다. 현재 폴로닉스의 LEVEL2 승인이 나지 않아 승인을 기다릴 겸 투자를 개시할 적기를 모색중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이 것은 시간문제이고 한동안 withdrawal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고 판단되면 LEVEL2 따위는 무시하고 투자를 시작할 것입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스티밋의 흥행여부인데, 저는 흥행에 대한 막연한 2가지 우려가 있습니다.
첫번째,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하는 것은 본능이다.
사실 너무도 추상적 개념이라서 제 힘만으론 부족하고 고명하신 분의 의견을 빌려야할 것 같습니다.
위 캡쳐는 유튜브 "스티브 잡스: 1990년, 어느 젊은 창업가의 회상, 그리고 예언" 의 한 부분입니다. 참고로 본 영상은 1990년을 사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현재를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왠만한 영화보다 재밌으니 꼭 시청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글 최하단에 동영상링크를 걸겠습니다.
스티브잡스가 미래사회의 workplace를 상상하며 모든 것이 컴퓨터기반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 인터뷰하던 기자가 질문합니다.
-기자 : 그렇다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확산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현재 컴퓨터 사용자가 2천만명 정도인가요? 1억명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잡스 : ....
-기자 : ....
-잡스 : 삶의 가장 위대한 발명은 죽음이 아닌가 싶어요. (중략) 아직까지 컴퓨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 늙어가고 있고 출생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순환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동차를 받아들여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 드물게 된 것처럼 얼마 후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게 될 것입니다.
잡스의 정확한 예언에 대한 놀라움은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자세에 대해 현실적이고 냉정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이 것은 분명히 실재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내 주위의 사람들을 둘러보고 그 사람들에게 스티밋서비스를 대입해보아도 좋습니다. (심지어 블로그 등 SNS를 전혀하지 않는 지인이 있다면 더 체감이 잘됩니다.) 그 들에겐 단돈 몇 푼을 위해 글을 쓰거나 업보팅을 하는 수고가 너무도 귀찮습니다. 소득이란 전통적인 방법(노동, 사업, 투자 등)으로 이뤄내는 것이고 그 외에는 지출활동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스티밋을 '피라미드', '다단계'로 치부했던 것처럼 그들도 같은 판단. 즉, '이미 상위티어에 있는 사람은 벌겠지. 난 아냐' 를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2G폰을 고수하는 사람, 스마트폰은 받아들였지만 인터넷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실존하고 있고, 억지로 사용해본다해도 스티밋은 독자에게 "유익"한 글 위주로 추천을 받기 때문에 그런 정성어린 글을 쓰기가 만무합니다.
저 역시 스티밋의 성장을 바라마지않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으로 다소 비판적으로 볼 필요도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스티밋의 확산될 확실한 Trigger를 뽑자면 젊은 세대로 교체되거나, 매우 강력한 수익구조를 보여주거나, (두번째 우려와 연결되는) 이미 있는 플랫폼에 스티밋이 가진 철학이 도입되거나 입니다.
두번째,
스티밋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자본을 구비한 공룡기업이 유사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한다면 혹은 전환한다면 기존 고객들은 해당서비스에 머무르지 굳이 스티밋으로 와야하는 동기부여를 가지지 못합니다.스티밋과 같은 블로그서비스를 비롯해 그 외의 카페/부동산/지도/뉴스/경제/동영상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제적으로는 '대한민국 오늘의 이슈'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진 플랫폼인 네이버에 스티밋을 대입하면 이야기가 빠를 것 같습니다.
마침 네이버는 '네이버페이포인트'라는 자체 포인트를 발행하고 있는데 제휴사가 워낙 많아서 인터넷쇼핑에서만큼은 실질화폐 입니다. (1원=1포인트)
또한, 이 포인트는 워낙 이벤트가 많기 때문에 관심만 있다면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직전에 제가 작성한 글에서 언급한 '관심이 돈이 되는 세상'의 개념이 이벤트에 많이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확보한 유저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해도 큰 과언이 아니겠지요.
과연 네이버가 네이버페이포인트를 스티밋과 같은 공유경제 체계로 변화시키는게 쉬운지, 스티밋이 블로그외의 수많은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우리 삶을 바꿔주는 것이 쉬운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저도 초입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씀드렸지만,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투자상품을 바라보는 것은 객관성 유지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스팀은 놀라운 가치를 지닌 서비스이고 화폐입니다만, 아직 유체이기 때문에 성체가 될 때까지 풍파는 어쩔 수 없을 듯합니다. 그 것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