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빔바입니다!
오늘은 일찍 숙소에 들어와 글을 쓰려 했건만, 또 수많은 음식들을 와구와구 먹느라 12시가 넘어 들어왔네요 ㅎㅎ...
1일차 여행기를 보시려면 아래의 주소를 눌러주세요 :)
[vimva의 일본 기행] 1일차(17.6.27.화) - 어머니와 만나 와규를 먹다!
(@vimva/vimva-1-17-6-28)
2일차 여행의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밀을 먹고 옆자리의 아주머니와 대화하다.
2. 만두를 먹고 신발을 사다
어제 여행기보단 짧지만, 그래도 스크롤 압박과 먹스팀 테러가 두려우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십시오 ㅠㅠ
(그래도 봐주시면 더 감사해요 ^^;;)
아무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1. 모밀을 먹고 옆자리의 아주머니와 대화하다!
첫 날의 긴장을 잘 풀고 일어났습니다.
둘쨋날의 아침은 어머니, 고모와 함께 어젯밤에 사놓은 컵라면으로 해결했습니다.
저는 맨 앞의 커리라면을 먹었는데, 정말 짰습니다...
평소 일본의 음식들이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라는 인상만 지니고 있었는데, 막상 이것 저것 먹어보니 엄청나게 짜고 달더군요. 평소에 짠걸 좋아하는데도 이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합니다... 이런게 음식의 문화차이인가 싶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 음식이 싱겁고 맵다고 생각하려나요 ㅎㅎ...
이녀석으로 달고 짠맛에 절여져있는 혀를 달래주었습니다. 플레인 요거트도 이럴 때 먹으니 정말 맛있더군요 :)
아침을 허겁지겁 때우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마도 아침과 점심 사이에 무엇을 했겠지만 기억이 잘 안나네요... 이 곳은 신주쿠의 오다큐 백화점이라는 곳의 음식점입니다. 일본어가 짧아 이름을 읽을 순 없지만, 메밀소바의 맛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음식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내온 차와 소바면 튀김입니다. 차가 너무 맛있어 계속 마시다보니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더군요 ㅠ 소바면 튀김은 솔직히 맛이 별로여서 두세개 집어먹다가 말았습니다;
오늘의 주인공들입니다 :) 보통 메뉴가 메밀소바 하나에 다른 사이드메뉴를 추가하는 식이더라구요. 어머니와 고모는 스시 덮밥을, 저는 돈까스 덮밥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돈까스 덮밥은 한국의 일식집에서 먹을 수 있는 그 맛이었습니다만, 메밀 소바의 맛이 아주 일품이더군요. 면이 입에서 쫄깃하게 튕기고 찍어먹는 소스의 간도 훌륭했습니다. 저 밑에 보이는 술병 같은 곳에 소스가 담겨 있는데, 푹 찍어먹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
후식으로 말차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녹차를 말차라고 부르더라구요. 위의 아이스크림을 모두 먹고 나니 밑에는 달콤한 시럽과 녹차, 그리고 곤약 큐브가 있더군요. 신기한 형태였습니다.
이렇게 밥을 먹고 있으니 옆에 계시던 일본 아주머니가 쳐다보시다가 말을 거시더라구요.
알고보니 저희 셋이 가족끼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음식이 나올 때마다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자기는 밥을 다 먹었는데도 계속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혼자 외롭게 살고 있고 우울증 때문에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는데 가족끼리 모여서 화목한 모습을 보니 부러워 말을 거셨다고 하더라구요.
보기에는 아주 건강하고 밝아보이시는 분이었는데, 그런 아픔이 있었다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아픔도 당당히 말씀하시고 용기내어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말을 거신 것을 보면 충분한 내적 자원을 가지신듯 보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신의 아픔을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ㅠ 묘한 경험이었습니다.
2. 만두를 먹고 신발을 사다
신주쿠에서 모밀을 먹은 후, 이것저것 쇼핑을 했습니다. 제가 스팀 티셔츠 한장만 딸랑 가져가 갈아입을 옷이 없었거든요 ㅎㅎ... 옷도 사고 이것저것 쇼핑을 한 뒤, 이번엔 아자부라는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만두를 먹기 위해서였죠 :)
아자부에 있는 중화요리집 "도류"라는 곳입니다. 한자로 "등용"이라고 하네요. 이 집에서 밥을 먹으면 어딘가에 등용될 수 있을까요... 상당히 유명해 연예인들도, 야쿠자들도 자주 방문하는 가게라고 합니다.
이상하게 일본에서 밥을 먹을 땐 반주를 많이하게 되네요 ^^;; 전 처음엔 콜라를 먹겠다고 했지만 결국 맥주도 마셨습니다 ^.ㅠ... 오랜만의 가족들과의 식사니 괜찮겠죠!
자... 만두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시죠. 이게 예전보다 크기가 많이 줄어든거라고 합니다. 한입 베어무니 만두피 속은 육즙과 소고기로 가득하더군요... 이태원의 술집에서 파는 교자와 비슷한 가격인데 상당히 혜자스러웠습니다. 물론 둘 다 좀 비싸긴 합니다...
아름다운 것이 세 개가 모이면 아홉배 아름다워지죠. 이 시간에 포스팅하면서 입 속에 침이 고이네요... ㅠㅠ
후식도 줍니다. 메론 샤베트를 주셨네요. 일본의 후식은 어떤식으로든 실망시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ㅠ
후식을 먹고 있으니 어머니가 단골이시라고 서비스를 주셨습니다. 죽순과 피망, 소고기를 채썰어서 볶은 음식인데, 사실 이게 만두보다 훠얼씬 맛있었습니다... 이건 꼭 다시 먹어봐야겠더라구요! 맥주 안주로는 거의 끝판왕급의 풍미였습니다... 일본에 갈일 생기시면 꼭 한 번 드셔보세요 ㅠ
식사를 마치고 제 헐어빠진 신발을 교체하기 위해 가게 바로 건너편의 신발 가게로 갔습니다.
들어가니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더라구요.
맘에 드는 뉴발란스 신발 하나를 드렸는데, 신발을 찾으러 가시더니 박스 세개를 들고 오시더군요.
사이즈가 없어 제가 마음에 들어할만한 3 종류의 신발을 가지고 오신 겁니다. 정말 서비스가 훌륭하더라구요. 이것이 일본의 비즈니스인가 싶었습니다... 많이 배워야겠어요!
그리고 화장실을 혹시 써도 되겠냐고 여쭤봤더니 흔쾌히 알려주셨습니다. 일본이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들이 정말 깔끔하게 관리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돌아오니 할아버지께서 "This is japan's toilet!"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이것이 일본의 화장실 스웨거인가...'싶었는데, 어머니께서 할머니가 일본의 화장실이 너무 작고 좁아 죄송하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그런 맥락에서 할아버지가 저런 말씀을 하신 것 같았습니다. 참 좋은 화장실이었는데 겸소하시더라구요 ㅠ 이것 저것 참 감동을 많이 받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에 만두집에 들르고 신발가게에서 신발을 또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긴 여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정든 신발을 보내줄 떄가 왔군요... 참 편하게 신고 다녔지만 이제 그만 괴롭혀야 겠습니다 ㅠ 안녕!
아까 샀던 새로운 신발입니다. 디자인이 완전히 마음에 들진 않지만 매우 편하더라구요. 역시 뉴발란스... 대단합니다. 가끔씩 뉴발란스 신발을 한두켤레 사야겠어요. 오늘 쇼핑들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머니, 고모와 함께 마트에서 사온 회에 소주와 콜라를 곁들여 마시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가족들과의 대화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행복했어요 :)
긴 하루가 또 마무리 됐네요. 여행하며 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기억의 순서와 내용이 왜곡되는 경우가 있어 글을 쓰는데 조금 오래걸렸습니다 ㅠ
길고 재미없는 여행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이상, 빔바였습니다!